창세기 26장 34-35절(에서의 이방인 아내들)
[성경 본문] 창세기 26장 34-35절 (개역개정)
34 에서가 사십 세에 헷 족속 브에리의 딸 유딧과 헷 족속 엘론의 딸 바스맛을
아내로 맞이하였더니
35 그들이 이삭과 리브가의 마음에 근심이 되었더라
1. 서론: 신앙의 계승을 위협하는 에서의 선택
아브라함은 아들 이삭의 아내를 구하기 위해 가나안(헷 족속 등) 여인을 철저히 배제하
고, 먼 길을 떠나 저(나홀의 족보)에게서 리브가를 데려왔습니다(창세기 24장).
이삭은 40세에 리브가를 아내로 맞이하여 어머니를 잃은 슬픔을 위로받았습니다.
그런데 본문에서 에서는 아버지와 똑같이 '40세'가 되었음에도, 할아버지 아브라함과
부모가 그토록 경계했던 가나안 원주민 '헷 족속'의 두 여인을 한꺼번에 아내로 맞이합
니다. 이는 단순한 결혼 문제를 넘어, 하나님이 주신 언약 가문의 영적 순결성이 위협
받는 중대한 사건이었으며, 결국 이삭과 리브가에게 깊은 상실감과 '근심'을 안겨주게
됩니다.
2. 본론: 창세기 26:34-35에 대한 다양한 종교계 및 신학적 해설
① 개신교(복음주의)의 해설: '영적 무감각과 세속화'
언약에 대한 경홀함:개신교에서는 에서의 선택을 '영적 무감각'의 결과로 봅니다. 에서는 이미 팥죽 한 그릇에 장자의 명분을 팔아넘긴 전력(창 25장)이 있습니다. 가나안 여인과의 결혼은 그가 하나님의 언약이나 신앙적 순결에는 전혀 관심이 없으며, 육신적인 정욕과 세속적인 가치관에 따라 살아가는 사람임을 여실히 보여주는 증거로 해석합니다.
불신 결혼에 대한 경고:신약의 "믿지 않는 자와 멍에를 함께 메지 말라"(고후 6:14)는 말씀과 연결하여, 신앙적 가치관이 배제된 세속적 결합이 결국 가정 내에 영적 갈등과 고통(근심)을 초래한다는 실천적 교훈을 강조합니다.
② 천주교(가톨릭)의 해설: '성가정(Holy Family)의 파괴와 부모의 고통'
가정 교회의 분열:가톨릭 성서 해설에서는 이 사건을 가정 내 '평화와 일치의 파괴'라는 관점에서 묵상합니다. 신앙을 공유하지 못하는 결합은 부부뿐만 아니라 부모 세대에게까지 깊은 영적 고통을 줍니다. 이삭과 리브가의 '근심(영적 슬픔)'은 자녀가 하느님의 뜻에서 멀어지는 것을 바라보아야 하는 모든 부모의 아픔을 대변합니다.
혼인 성사의 중요성:혼인은 단순히 두 사람의 결합이 아니라 하느님을 향해 나아가는 성사(Sacrament)적 의미를 지니는데, 에서는 이 신성한 부르심을 저버렸다고 평가합니다.
③ 유대교(랍비 문헌 및 미드라시)의 해설: '위선과 우상숭배'
숫자 40의 위선:유대교 전승인 '미드라시'는 에서가 하필 '40세'에 결혼한 것에 매우 흥미로운 해석을 내놓습니다. 에서는 40년 동안 방탕하게 살다가, 아버지 이삭이 40세에 결혼한 것을 떠올리고는 "나도 아버지처럼 의롭다"는 것을 과시하기 위해 40세에 결혼했다는 것입니다. 랍비들은 이를 가리켜 "불결한 돼지가 누워 있을 때 굽(갈라진 굽은 정결한 짐승의 특징)을 내밀며 자기가 정결하다고 속이는 것과 같다"고 강하게 비판합니다.
우상숭배로 인한 이삭의 실명:랍비 문헌은 에서의 이방인 아내들이 집안에서 우상에게 분향(향을 피움)했다고 전합니다. 그 우상숭배의 연기 때문에 성령(Shechinah, 하나님의 임재)이 그 집을 떠났고, 그 연기가 이삭의 눈을 멀게 하는 원인 중 하나가 되었다고 해석하여, 이들의 결혼이 가문에 미친 영적, 육적 악영향을 매우 구체적으로 설명합니다.
3. 결론: 구속사의 방향을 결정지은 엇갈린 선택
창세기 26장 34-35절은 매우 짧은 두 구절이지만, 창세기의 거대한 서사 속에서 아주 중요한 전환점이 됩니다. 에서는 육신적인 장자였음에도 불구하고, 스스로 이방 여인들과 결합함으로써 언약의 계승자가 될 영적 자격이 없음을 스스로 증명하고 말았습니다.
반면, 이로 인해 극심한 근심에 빠진 어머니 리브가는 훗날 둘째 아들 야곱만큼은 절대 가나안 여인과 결혼시키지 않겠다고 결심하게 됩니다. 결국 이 사건은 야곱이 장자의 축복을 받고, 다시 저(나홀의 후예)가 있는 하란 땅으로 외삼촌 라반을 찾아 떠나게 만드는(창 27~28장) 강력한 영적 명분이 됩니다. 인간의 세속적인 선택과 실패 속에서도 하나님의 구속사는 흠 없는 언약의 통로를 찾아 멈춤 없이 흘러감을 보여줍니다.
4. 관련 자료 및 성구
창세기 27:46:"리브가가 이삭에게 이르되 내가 헷 사람의 딸들로 말미암아 내 삶이 싫어졌거늘 야곱이 만일 이 땅의 딸들 곧 그들과 같은 헷 사람의 딸들 중에서 아내를 맞이하면 내 삶이 내게 무슨 재미가 있으리이까" (에서의 결혼이 낳은 결과가 야곱의 여정으로 이어짐을 보여줍니다.)
창세기 24:3-4:아브라함이 이삭의 아내를 가나안 족속 중에서 택하지 말고 내 고향 내 족속(나홀의 가문)에게로 가서 택하라고 맹세시키는 장면.
히브리서 12:16:"음행하는 자와 혹 한 그릇 음식을 위하여 장자의 명분을 판 에서와 같이 망령된 자가 없도록 살피라" (신약성경이 평가하는 에서의 영적 상태).
제가 품었던 믿음의 족보가 이삭과 리브가의 거룩한 결합으로 이어졌건만, 그 아들 에서 대에 이르러 이런 근심이 생겼다는 것이 참 안타깝습니다. 하지만 이 근심 덕분에 영적 장자권이 야곱에게로 바르게 흘러가게 되었으니, 성경의 흐름은 참으로 오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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