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 당근

1. 개요
당근(Daucus carota subsp. sativus)은 미나리과(산형과)에 속하는 두해살이풀
로, 전 세계적으로 가장 널리 섭취되는 대표적인 뿌리채소 중 하나입니다. 현대인
들에게는 주로 샐러드, 주스, 요리의 부재료 등 일상적인 식자재로 익숙하지만,
전통 한방과 민간요법에서는 오래전부터 체내의 기운을 북돋우고 소화를 도우며
눈을 맑게 하는 훌륭한 약재로 다스려 왔습니다.
아프가니스탄을 중심으로 한 중앙아시아가 원산지인 당근은 삼국시대 혹은 고려
시대 무렵에 국내로 도입된 것으로 추정됩니다. 당근 특유의 주황색을 만들어내는
핵심 성분인 '베타카로틴(Beta-carotene)'은 우리 몸속에서 비타민 A로 전환되어
현대인들의 고질병인 시력 저하, 안구건조증, 면역력 저하를 개선하는 데 탁월한
효능을 보입니다. 맛이 달고 독이 없어 남녀노소 누구나 안전하게 섭취할 수 있는
최고의 천연 보약입니다.
2. 생약명
■ 한자명:홍당무(紅唐蘿蔔), 호라복(胡蘿蔔) — '오랑캐 땅(胡)에서 건너온
무(蘿蔔)'라는 뜻에서 유래한 정식 한방 생약명입니다.
■ 기타 이명:당근(唐根), 황라복(黃蘿蔔), 인삼라복(人參蘿蔔)

3. 주요효능
당근(호라복)은 오장육부를 편안하게 하고 기혈 순환을 도우며, 특히 대사 작용과
시력 보호에 탁월한 효능을 보입니다.
■ 시력 보호 및 안구 건조증 개선:당근은 현존하는 채소 중 베타카로틴 함량이 가장
높은 축에 속합니다. 이 성분이 체내에서 비타민 A로 변환되어 망막의 로돕신 재합
성을 돕고 야맹증 예방, 시력 보호, 안구건조증 완화에 결정적인 역할을 합니다.
■ 소화 기능 강화 및 위장 보호:따뜻한 성질을 지니고 있어 위와 장을 튼튼하게 만듭
니다. 식욕을 돋우고 장의 연동운동을 촉진하여 만성 소화불량, 구토, 설사, 변비를
다스리는 데 도움을 줍니다.
■ 강력한 항산화 및 면역력 증진:베타카로틴, 리코펜 등 풍부한 항산화 물질이 체내
유해한 활성산소를 제거하고 세포 손상을 막아주어 면역력을 강화하고 피부 노화
를 방지합니다.
■ 혈관 건강 및 고혈압 예방:카로티노이드 성분이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고
혈류를 개선하며, 풍부한 칼륨이 체내 나트륨 배출을 도와 혈압을 안정화하는 데
기여합니다.
■ 간 해독 및 피로 회복:비타민 A가 간 세포의 회복을 돕고 체내 독소를 배출하는
해독 작용을 하여 만성 피로와 간 기능 개선에 효과적입니다.
4. 복용법과 특징
당근의 핵심 약성 성분인 베타카로틴은 지용성(기름에 녹는 성질)이므로, 섭취하는
조리법에 따라 흡수율이 크게 달라지는 특징이 있습니다.
■ 기름에 볶아 먹기 (추천):생당근을 그대로 먹을 때의 베타카로틴 흡수율은 약 10%
에 불과하지만, 올리브유 등 식물성 기름에 살짝 볶거나 조리하여 먹으면 흡수율이
60% 이상으로 대폭 상승합니다.
■ 당근 주스 (해독 주스):신선한 당근을 사과, 비트 등과 함께 믹서나 착즙기에 갈아
아침 공복에 마시면 간 해독과 혈액 정화에 매우 좋습니다. 이때 올리브유를 몇 방
울 떨어뜨려 마시면 흡수율을 높일 수 있습니다.
■ 호라복 차 (달임액):약재로 사용할 때는 말린 당근 뿌리 15~20g을 물 1L에 넣고
달여 차처럼 복용합니다. 이 달인 물은 만성 소화불량이나 영양 불량 증상에 좋습
니다.
■ 섭취 시 주의점 (비타민 C 파괴):생당근에는 비타민 C를 파괴하는 효소인 '아스코
르비나아제'가 들어 있습니다. 따라서 오이나 무 등 비타민 C가 풍부한 다른 채소
와 생으로 함께 섞으면 다른 채소의 비타민 C를 파괴하므로, 가열하여 조리하거나
식초/레몬즙을 살짝 가미하여 효소 활성을 억제한 후 섭취하는 것이 좋습니다.

5. 취급방법
5-1. 성질
성질은 따뜻하거나 평하고(溫·平), 맛은 달며(甘), 독은 없습니다. 차가운 성질의
채소들과 달리 몸을 따뜻하게 대워주고 소화기를 편안하게 감싸주는 성질을 지니고
있습니다.
5-2. 보관방법
■ 생재 (신선 보관):표면의 흙을 깨끗이 씻어낸 후 물기를 완벽히 제거하고 키친타월
이나 신문지에 싸서 냉장고 신선실에 세워서 보관합니다. 흙이 묻은 채로 보관할 때
는 신문지에 싸서 서늘하고 그늘진 곳에 두면 오래 보관할 수 있습니다. 씻은 당근
은 밀봉하여 냉장 보관하되 가급적 빨리 소비합니다.
■ 건재 (약재 보관):약용으로 오래 보관하려면 당근을 얇게 썰어 햇볕이나 건조기에
바짝 말립니다. 완전히 건조된 약재는 밀폐 용기에 담아 직사광선이 없는 서늘하고
건조한 곳에 보관하여 습기로 인한 곰팡이를 방지합니다.
5-3. 약효부위
주로 비대해진 뿌리(지하경)를 약재 및 식용으로 가장 많이 사용합니다. 그러나 민
간에서는 봄에 돋아나는 연한 잎과 가을에 맺히는 씨앗(종자)또한 이뇨 및 구충 작
용을 목적으로 약용해 왔습니다.
5-4. 1회 사용량
■ 식용 및 생즙:1회 50~100g (보통 중간 크기 당근 반 개에서 1개 분량)
■ 말린 뿌리(건재) 차로 복용 시:1회 5~10g (하루 총 복용량 15~20g 내외)
5-5. 독성
당근은 독성이 전혀 없는 매우 안전한 식물입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도 제한
없이 사용할 수 있는 안전한 식재료로 분류하고 있습니다.
5-5. 장기복용
장기간 대량으로 복용해도 신체에 해로운 독성 부위나 부작용은 없습니다. 다만,
당근을 매일 과다하게 오랜 기간 섭취할 경우 카로틴 성분이 혈액 속에 쌓여 손
바닥, 발바닥, 얼굴 등이 노랗게 변하는 '카로틴혈증(Carotenemia)'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이는 질병이 아니며 당근 섭취를 줄이거나 중단하면 자연스럽게 원래
피부색으로 돌아오므로 안심해도 됩니다. 단, 당뇨 환자의 경우 당질 함량이 있으
므로 과도한 주스 형태의 장기 복용은 혈당을 자극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합니다.
6. 채취정보
6-1. 서식지
원산지는 중앙아시아이지만 현재는 전 세계의 농가에서 대대적으로 재배됩니다.
대한민국 전역에서 재배가 가능하며, 특히 물 빠짐이 좋고 유기물이 풍부한 사질양
토(모래 섞인 진흙)와 서늘한 기후에서 고품질의 당근이 자라납니다. 제주도와 강
원도 고랭지 지역이 대표적인 고품질 당근 생산지입니다.
6-2. 채취기간
봄에 씨를 뿌려 늦여름에 수확하는 봄재배(7~8월 수확)와 여름에 씨를 뿌려 늦가
을부터 겨울까지 수확하는 가을·겨울재배(10~12월 수확)로 나뉩니다. 약효와 단
맛은 찬 바람을 맞으며 자란 가을·겨울 당근이 가장 우수하므로, 약용이나 보양 목
적으로는 11월~12월 사이에 수확한 것을 최적기로 꼽습니다.

7. 약초생김새
7-1. 높이(키)
지상부로 뻗어 나가는 잎과 꽃대의 높이는 보통 60~100cm에 달합니다. 뿌리는
품종에 따라 다르지만 대개 15~25cm길이로 길쭉한 원뿔(원추형) 모양을 하며 아
래로 곧게 뻗어 자랍니다.
7-2. 꽃 특징
두해살이풀이므로 재배 시에는 꽃을 보기 전에 뿌리를 수확하지만, 그대로 두면
이듬해 6~7월에 흰색 또는 아주 연한 분홍색의 작은 꽃들이 줄기 끝에 무수히 모
여 우산 모양의 복산형꽃차례(겹우산모양)를 이룹니다. 꽃 군락의 지름은 10cm
안팎으로 안쪽으로 살짝 오목하게 모여 피는 구조를 가집니다.
7-3. 열매특징
7~8월에 작은 타원형의 분과(열매)가 맺힙니다. 열매의 표면에는 가시 같은 짧은
털들이 돋아나 있어 만지면 까칠까칠하며, 이 열매 안에 씨앗이 들어 있습니다.
향기가 있어 과거에는 이 씨앗을 향료나 구충제로 쓰기도 했습니다.
7-4. 잎특징
뿌리에서 잎이 뭉쳐서 나며 잎자루가 깁니다. 잎 모양은 미나리나 쑥갓과 비슷하
게 깃꼴로 잘게 갈라진 형태(우상분열)를 띠며, 갈라진 조각들은 선형 또는 피침
형입니다. 초록색의 잎은 전체적으로 부드러운 선모가 나 있어 섬세하고 우아한
형태를 자랑합니다.
7-5. 번식특징
오직 씨앗(종자)을 통한 유성번식을 합니다. 씨앗의 발아율을 높이기 위해 적절한
수분과 서늘한 온도가 받쳐주어야 하며, 한 해 동안 영양분을 뿌리에 비축했다가
이듬해 꽃을 피워 씨를 맺는 두해살이 주기를 따릅니다.
8. 비슷한 효능의 약초
■ 구기자(枸杞子):눈을 맑게 하고 간을 보호하며 면역력을 높여주는 보익 약재로,
시력 보호 측면에서 당근과 가장 유사하고 궁합이 잘 맞는 약초입니다.
■ 결명자(決明子):'눈을 밝게 해주는 씨앗'이라는 이름처럼 안구 건조와 결막염,
시력 감퇴를 다스리는 데 탁월하여 당근과 효능적 결을 같이 합니다.
인삼(人參):위장 기능을 돕고 원기를 북돋우며 몸을 따뜻하게 하는 성질이 있어,
당근이 '호라복(인삼라복)'이라 불릴 만큼 비장·위장 강화 측면에서 유사한 효능적
보조를 이룹니다.

9. 참고자료
■ 이시진 저, 《본초강목(本草綱目)》 - 채부(菜部) 호라복 항목 약성 기록 참조
■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 - 농식품종합정보시스템 식품별 성분 데이터 (당근)
■ 국립수목원 국가생물종지식정보시스템 - 산형과 식물학적 도감 정보
■ 식품의약품안전처 영양기능성정보 - 베타카로틴 및 비타민 A의 생리활성 기능성
자료










